[한국산업안전뉴스] 이영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사교육비 경감방안을 준비해 강력하게 추진해달라고 지시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나름 의미있는 발언인 듯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 준비나 소통 없는 즉흥 발언으로 대입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대혼란에 빠졌다.
사교육비 증감으로 중산층과 서민들 모두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교육비를 절감할 방안을 찾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전두환 정권처럼 강력한 전제권력으로 사교육을 불허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사교육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업을 중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교육도 살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
런데 윤석열 정부는 그런 교육개혁의 혁신적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고 사교육 절감하는 방안을 만들라고 한 것이다.
대한민국 대학 입학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대학의 서열화다. 또 고등학교의 차별화 문제도 있다.
겉으로는 고교등급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하면서 현재 수도권 대부분 대학들은 고등학교 등급제를 하고 있다.
특히 자사고와 특목고, 외고 등이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사고와 특목고 등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입시보다 더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면서 일반 고등학교가 아닌 특별고등학교에 입학하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사교육을 줄이라고 하면서 지난 문재인 정부 때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는 '존치'로 방향을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윤석열 대통령이 보았던 대학입시 학력고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는 교육부가 만든 1권의 교과서로 학습하고, 그 교과서 안에서만 문제가 출제되었지만, 현재는 검인정 교과서가 10여 종이 넘는다. 만약 특정 교과서에서 문제를 출제할 경우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한국교육평가원에서는 모든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과거 학력고사는 암기 위주의 방식이었지만, 수능은 사고의 다변화를 위해 창조적 사고와 응용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학력고사와 수능은 근본이 다른 것이다. 교과서 안에서만 문제를 출제할 수 없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파악조차 하지 않고, 흡사 교육개혁을 한다고 목소리만 높였고, 결국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수능 제도를 흔드는 발언으로 교육계 혼란만 가중시켰다.
또 이번 202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를 위해 나선 전문가들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더 나아가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면 과연 어느 전문가가 동의하고 수능 출제를 할 것인가?
이제는 수능 출제를 검찰이 할 것이라는 자조적인 소리가 들린다. 어제 사표를 낸 이규민 한국교육평가원장의 자리도 검사 출신이 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돈다. 교육계마저 검사들이 장악한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이번 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하루빨리 수능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또한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위한 뚜렷한 비전이 담긴 미래교육 정책을 세우는 일부터 다시 시작하라.
부디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교육개혁을 후퇴시키지 않길 바란다.
2023. 6. 20. (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김준혁 <저작권자 ⓒ 한국산업안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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